『과연 순신은 천하 명장이다.』
하고 왕은 기쁨을 못 이기어 허리를 펴며 소리를 질렀다.
『또 글이 문장이요. 글씨도 명필이다.』
하고 왕은 좌우를 돌아보았다. 좌우에는 영의정 최흥원(崔興源).
좌의정(左義政) 윤두수(尹斗壽). 우의정 유흥(兪泓). 전대신 류 성룡(柳成龍). 정철(鄭澈). 도승지 이 항복(李恒福)등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중에는 순신의 대승전을 기뻐하는 이도 있고 기뻐 아니하는 이도 있다. 기뻐 아니하는 까닭은 이 순신이 류 성룡의 거천한 사람이어서 동인이라고 할 만한 까닭이었다.
왕은 순신의 군관이 올리는 적장의 머리 세 개와 왼편 귀만을 젓 담근 항아리를 손수 열어 보고. 또 친히 군관에게 싸움할 때 광경을 말하게 하고 곧 도승지 이 항복을 불러 순신으 일품에 올리는 교지를 쓰라 하였다. 이 항복이 왕명을 받아 붓을 들 때에 정철(鄭撤)이왕 외 앙ㅍ에 나와 엎드려.
『순신의 공이 적다 할 수 없소마는 그만한 공에 일품을 주시면 더 큰 공을 세울 때에 무엇으로 갚으려 하시오? 공은 남용하는 것도 장려하는 속도리가 아닌가 하오.』
하고 왕의 일품 주자는 말씀에 반대하였다. 이러서 우의정 유 흥(兪泓)이 왕의 앞에 엎드리며.
『소신의 생각도 그러하오. 순신이 비록 적지 아니한 공을 세웠다 하더라도 일개 수군 절도사에게 일품을 주신다 하면 이는 기강이 무너지는 것이니 옳지 아니한가 하오.』
하고 정철의 말을 도왔다.
정철과 유홍의 용감한 말에 조정의 많은 서인들은 통쾌함을 느꼈다.
왕은 또 이놈들이 동인이니 서인이니 하는 당파 싸움을 하는 구나 하고 마음에 분이 북받쳐 오름을 금할 수 없어서 흥분으로 떨리는 어성으로.
그러면 일풉은 동인이니 『서인이니 하고 싸우는 사람들만 가지는 것인가?』
하고 정철과 유홍을 노려보았다. 정철과 유홍은 왕의 노함을 보고 낯이 붉어지며 입을 다물었다.
류성룡은 아무 말 없이 눈을 감고 있었다. 도승지 이 항복은 붓을 든 채로 우두커니 서 있었다. 좌의정 윤두수(尹斗壽)가.
『조정이 다 순신에게 일품 나리심을 외다 하니 정이품으로 하심이 옳은다 하오.』
하고 조정하였다. 심지가 약한 왕은 이렇게 된 처지에 도망하지 아니하고 자기를 따르는 것만 해도 고마운데 수많은 서인들의 감정을 상하는 것이 미안도 g사고 두렵기도 하여 두수의 말대로 순신을 정 이품 정헌대부(正二品正憲大夫).
원균(元均)과 이억기(이억기)를 종이품 가선 대부(從二品嘉善大夫)로 하였다.
그리고 순신에게는 특히 정이품 정헌대부를 준다고 교서를 내렸다.
류 성룡은 이 순신이 그만한 작위로 하여 충성이 더하고 덜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전쟁이 끝난 뒤에 징 비록(징비록)에 한산도 싸움에 관하여 이렇게 적었다.
『 』
이것은 한산도 싸움이 아니더면 전라.충성. 황해. 평안. 각도의 연해를 보전하여 군량을 대고 연락을 취하여 나라가 다시 일어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