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 이광수

Chapter 88: 6

이날 큰 싸움(만일 이 싸움에 조선 편이 졌다면 일본 수군은 곧 전라 충청의 바다를 지나 서해로 돌아 갈 것이요. 그리하면 오직 하나 조선 땅으로 남았던 전라도 마저 적의 손에 들어 갔을 뿐더러. 평양에서 수군의 응원을 기다리덙 소서행장(小西行長)의 군사는 평안도를 두루 말아 의주까지 들이쳐 왕은 압록강을 건너가고 말았을 것이다. 그리하여 조선 팔도는 완전히 풍신수길 손에 들어 가 다시 회복할 길이 없고 말았을 것이다)에 제장 중에 가장 먼저 적의 장선을 깨뜨려 큰 공을 세운 이는 순천 부사(順天府使) 권준(權俊)이다.

이 사람은 지난 사월에 처음 순신이 원정을 떠날 때에는 순신을 비방하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지난번 싸움에 순신의 인격과 수완에 감복하여 마침내 순신을 숭배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날 권 준은 맨 먼저 용감히 적진에 달려들어 적의 장수가 탄층각선을 깨뜨리고 그 장수 열 명의 목을 베이고 그 배에 있던 조선 사람 하나를 사로잡아 전군의 사기를 만장이나 돋구었다.

이 조선 사람은 적군을 위하여 물길을 인도한 자였다. 이 사람은 문초함을 따라서 적의 수군이 어디 얼마 어디 얼마 있는 것을 자세히 고하였다. 그 공으로 목숨은 살려 정말 그의 말과 같은가 아니 같은가를 징험하기로 하였다. 그의 말에 의하건댄. 구귀 가륭(九鬼嘉隆)이란 장수와 가등 가명(加藤嘉明)이란 장수가 제일 큰 수군 대장인데 전선 사십여 척을 거느리고 뒤를 따라 온다 하고 또 부산포(釜山浦)에는 그 밖에도 사십척의 병선이 남아 있다고 하였다.

오늘 싸움의 주장은 누구냐고 물으매. 그 협판안치(脇坂安治)라는 사람이라고 대답하였다. 협판안피가 어느 배에 탔느냐 한즉 자기와 같은 배에 탔다고 하나 권준이가 베인 머리 중에는 협판안치의 머리는 없었다. 제 배가 깨어질 때에 협판안치는 헤엄쳐서 다른 배에 기어오른 것이었다.

권 준이 다음 큰 공을 세운 이는 광양 현감(光陽絃監) 어영담(魚泳潭)이었다.

그도 장수가 탄 충각선 한 척을 온이로 잡아 거기 탔던 장수 하나를 사로잡아 결박하여 바치었다. 그러나 그 장수는 화살을 맞아 대단히 중상이 되어서 말을 하지 못하였다. 어 영담은 그 밖에 십 이급을 베이고 조선 사람 한 사람을 사로잡았다. 사도 첨사(蛇渡僉使) 김완(金浣)이 대선 한 척을 잡아 장수를 사로잡고 머리 십여 급을 베이고. 흥양 현감(興陽縣監) 배흥립(裵興立)이 대선 한척을 잡고 머리 팔급을 베이고. 방답 첨사(防踏僉使) 이순신(李純信)이 대선 한척을 잡고 머리사급을 베이니. 이것은 죽이기를 위주하고 머리 제이기를 힘쓰지 아니한 까닭이었다. 이 순신(李純信)은 또 작은 재 두 척을 뱃머리를 받아 깨뜨리고 불살라 버렸다.

좌돌격장(左突擊獎)이기남(李奇男)이 대선 한척을 잡아 머리 칠급을 베이고.

좌별도장 영군관(左別都獎營軍官)전만호(前萬戶) 윤사공(尹思恭). 가 안책(賈安策)등이 층각선 두 척을 온이로 잡아 머리육급을 베고. 낙안 군수(樂安郡守) 신호(申浩)가 대선 한 척을 잡아 머리 칠급을 베고. 녹도 만호(鹿島萬戶) 정 운(鄭運)이 픙각 대선 이척을 불살라 깨뜨리고 머리 삼급을 베이고 우리 사람 삼명을 사로잡고. 여도 권관(呂島權官) 김인영(金仁英)이 대선 한 척을 잡아 머리 상급을 베이고. 발포 만호(鉢浦萬戶) 황 정록(黃廷祿)이 층각선 한척을 받아 깨뜨리매 여러 배가 합력하여 불살라 버리고 머리 이급을 베이고. 우 별도장(右別都將) 전 만호(前萬戶) 송응민(宋應珉)이 머리 이급을 베고.

흥양 통장(興陽統將) 전현감(前縣監) 최천보(崔天寶)가 머리 삼급을 베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