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 이광수

Chapter 67: 12

이렇게 신사 신 할(신할)은 전망하고. 도원수 김명원(金命元)과 한 응인(韓應寅). 권징(權徵)능은 달아나고 임진강에 남았던 군사들은 장수를 잃고 모두 흩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적병은 아무 저항 없이 임진강을 건너서 질풍같이 개성을 점령하였다. 그러나 이때에는 왕과 그 일행은 벌써 평양으로 달아나고 말았다.

소서행장(小西行長)과 가등청정(加藤淸正)은 같이 개성을 지나서 평양으로 향하다가 황해도 안성역(안성역)에 이르러서 제비를 뽑아 청정은 함경도를 맡게 되고. 행장은 평안도를 가지게 하고. 천야 장정(淺野長政)은 황해도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에 전라도를 제하고는 적장이 분할하여 차지하고 웅거하게 되었으니.

평수가(平秀家_==字 ( )田秀家)는 경성과 경기도를 차지하고. 모리길성(毛利吉成)은 강원도를 차지하고. 복도 정측(福島正側)증아부원친(曾我部元親)등은 충청도를 차지하게 되었다. 임진강의 패전의 보가 오매 평양에 있던 왕과 대관들은 또 평양을 버리고 다른 피난처를 구하기를 생각하게 되었다. 크게 믿었던 한 응인(한응인)의 평안도 강변 정병이 대번 무너진 것을 본 대관들은 혼이 몸에 붙지 아니하였다.

평양에는 군량은 넉넉하였으나 믿을 만한 장수가 없었다. 그래서 양사(兩司)홍문관(弘文館)에서는 연일 복합(伏閤)하여 평양을 버리고 도망할 것을 왕께 청하고. 이성. 부원군(寅城府院君) 정철(鄭徹)이 극력하여 평양을 버리기를 주장하였다.

원래 정철은 강계(강계)에 정배 중이었던 것을 왕이 개성에 피난하였을 때에 남문에 올라서 일반 인민에게 소원을 말하라 할 때에 어떤 사람이 정철을 불러 올리소서 하고 청하는 말을 듣고 강계로부터 불러 올린 것이었다.

정철과 그 무리는 평양을 보리기를 주장하고 왕과 동궁과 종친들도 적병이 따를 것이 무서워 정 철의 말에 기울어질 때에 류 성룡(柳成龍)은.

『평양을 버리는 것은 옳지 아니하오. 평양은 지키는 것이 옳소. 인성( == )은 서울도 버렸거든 평양은 못 버리랴 하거니와. 그때와 이때와는 시세가 같지 아니하오. 서울로 말하면 군사와 백성이 적병을 무서워 붕괴하여 버렸으니 지키려 하여도 지킬 수가 없었지마는. 평양으로 말하면. 백성의 마음이 대단히 굳고 또 앞에 대강이 있어서 지킬 가망이 있을 뿐더러. 여기서 며칠만 지키고 있으면 반드시 명 나라 구원병이 올 것이니. 그리하면 반드시 적병을 물리칠 수가 있을 것잉ㅅ. 그렇지 아니하고 평양을 버리고 떠난다 하면 의주(義州)에 이르기까지는 다시 저접할 지세가 없으니 나라는 반드시 망하고 말 것이요.』

하고. 굳세게 평양을 버리는 것이 옳지 아니함을 주장하였다. 좌의정 윤 두수(尹斗壽)는 류 성룡의 말에 찬성을 하였으나.

정철은

『아무리 평양의 민심이 굳고 앞에 대강이 있기로 장수가 없어 어떻게 지킨단 말요?』

하고 피출설을 고집하였다. 류성룡은 분개한 낯으로 정철을 향하여.

『나는 평소에 대감이 강개한 뜻이 있어서 어려운 것을 겁을 내는 사람이 아닌 줄 믿었더니. 오늘 이런 말은 참으로 의외요.』

하고 꾸짖었다.

윤 두수도 정 철의 무기력한데 분개하여. 내 칼을 빌어 이 간신을 비였과저( )이라는 문산(文山)의 시를 읊었다. 정철은 대노하여 소매를 뿌리치고 일어나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