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 이광수

Chapter 63: 8

도원수 김명원이 한강에서 패하여 패한다는 것보다도 적병의 먼빛을 보고 달아나서 임진강에 다다랐으나 곧 행재소인 개성에 올 용기는 없었다. 면목도 없었으려니와. 혹시 목이 달아날지도 모르는 까닭이었다.

그래서 임진강에 앉아서 한강에 패한 시말을 장계하고 가만히 하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명원의 패군 장계를 보 조정은 크게 흥분하였다. 김명원은 마땅히 벨 것이라는 말을 하는 자도 있었다. 그러나 그와 심히 가까운 우의정 유홍의 두호로 근 패군한 죄를 용서함이 될 뿐더러. 여전히 원수라는 직함을 가지고 경기도. 황해도의 군사를 거두어 임지니강을 지키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리하여 도망하는 도원수 김명원에게는 또 한번 도망의 재수를 시험할 기회를 주었다.

그렇지마는. 왕은 패군지장인 김명원을 안심하고 신임해지지를 아니하여 함경 북도 병사로 있다가 갈려 온신 할(申할)에게로 임진강을 지키라는 명을 내렸다.

그리고도 임진강이 안심이 되지 아니하여. 북경으로부터 새로 돌아 온 지사(知事) 한 응인(韓應寅)에게 평안도 강변 정병 삼천인을 주어 임진에가서 적병을 치기를 명하고 (이때에는 벌써 적병은 임진강 남쪽에 와서 진치고 건너 올 꾀를 하고 있었다)도원수 김명원의 절제를 받지 말라 하였다. 이것은 한 응인이 명나라에 다녀왔다는 권위가 있는 까닭이다. 그리고 평안도 정병이란 것을 크게 믿은 까닭도 있었다. 한 응인을 임진으로 보낼 때에 좌의정 윤두수(尹斗壽)는.

『이 사람이 얼굴에 복기가 있으니 반드시 좋은 일이 있으리라.』

고 주장하였다. 장수를 전장에 보낼 때에 얼굴에 복기를 믿는 정승도 갸륵하거니와. 이 말을 믿는 다른 무리들도 차라리 가긍하여 임진강을 지키는데 김명원(金命元). 신 할(신할). 한 응인(韓應寅)세 사람이 각자의 대장이 되었다.

신할은 도원수의 절제를 받지 말라는 명령을 받은 일은 없지마는 대장부 어찌 남의 절제를 받으려 하는 따위요. 게다가 김명원이 한강에서 싸우지도 못하고 도망한 위인이니 부하에게 위신이 있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한 응인은 바로 명 나라부터 돌아 온 사람이 아니냐. 왕으로부터 도원수의 절제를 받지 말라는 명까지 받은 당당한 장수가 아니냐. 임진강 언덕 위에 세 알 닷곱 되는 군사를 가지고 각각 독립하고. 반목하는 도원수 세 분이 공을 다투는 장관을 이루었다.

맨 처음 임진강에 온 김명원은 임진강 북안에 진을 치고 군사를 나누어 여러 여울목을 지키게 하고. 강에 있는 배를 하나 없이 거두어 적병이 타고 건널 배가 없게 만들고 다만 소수의 유병(유병)으로 하여금 강을 건너가 적병을 부수려는 적극적 작전을 할 사람도 못되고. 또 그러할 병력을 부수려는 적극적 작전을 할 사람도 못되고. 또 그러할 병력도 없었다. 다만 그는 아직 적병이 건너 오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목적을 삼고 있었다. 이러하기를 십여 일이나 하였다.

하루는 대안에 있는 적병이 강변에 짓고 있던 여막에 불을 놓고 장막을 걷고 군기를 싣고 물러 가는 양을 보였다. 이것을 보고 신 할(신할)은 김명원 더러.

『보시고. 저놈들이 못 견디어 달아나오. 호기를 물실이라. 따라 가 잡읍시다.』

하였다. 도원수 김명원은.

『필시 그놈들이 우리를 유인하는 것이요. 고만하고 달아날 놈들이 아니요.

뒤에는 군사도 많고 군량도 많거든. 달아날 리가 있소?』

하고 신할을 힘을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