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 이광수

Chapter 6: 6

『어. 과연 장하오. 사또는 신인이시오.』

하고. 수조가 다 끝난 뒤에 순천 부사가 이 수신에게 인사말을 하였다.

『거북선 스무척을 지어 놓은 뒷면 왜 병이 오더라도 염려가 없겠소마는.』

하고. 수사는 배에서 복파정으로 걸음을 옮기다가 고개를 돌려 거북선을 바라보며.

『그리할 동안이 있을는지 알 수 업소.』

하고. 쇠북 개목으로 멀리 동해를 바라보았다.

『웬걸 왜병이 올라구요. 김 성일(金誠一)의 말을 들으면 평수길은 큰일을 할 위인이 못되더라는 걸요.』

하고. 순천 부사 심유성이 선견지명을 자라하는 듯이 말하였다. 그것은 풍신수길(풍신수길)의 위인과 그의 뜻을 염탐하러 보냈던 사신 황 윤길(황윤길)과 김 성일(김성일)과의 복명한 말을 가리킨 것이다. 황 윤길은 말하기를.「풍신수길은 눈에 정기가 있고 비범한 인물이니 반드시 큰뜻을 품어 조선을 엄습할 근심이 있다」하고. 김 성일은 그와 반대로. 「풍신수길은 누이 쥐눈같고 외모로 보나 언행으로 보나 하잘 것 없는 위인이니 족히 두려울 것이 없다」고 하였다.

정사인 황 윤길의 말과 부사인 김 성일의 말이 이렇게 엄청나게 틀리니 조정에서는 그 어느 말을 믿을 바를 몰랐다. 그래서 동인들은 (유 성룡도 그중에 한 사람이었다) 김 성일의 말이 옳으니 군비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하고. 서인들은 황 윤길의 말이 옳으니 그 말을 믿어 수륙의 군비를 일으키자고 하였다. 이렇게 어전 회의에서 끝날 줄 모르는 말다툼을 하였다. 대세르 보기에 어두운 왕은 처음에는 황 윤길의 말을 믿어 일본이 내습할 것을 가상하고 해군과 육군을 일으키기를 결심하였으나 다시 동인들의 말에 기울어져서 단연히 수륙 군비를 아니하기오 결정하였다. 이래서 김 성일은 심부름 잘 하였다. 하여 상을 받고. 황 윤길은 공연히 조정을 놀라게 하였다. 하여 왕에게 크게 꾸지람을 받았다. 순천 부사 심우성은 서인이었다. 그는 동인인 류 성룡의 추천을 받아서 수사가 된 이 순신의 하는 일을 고게 볼 리가 없었다.

순천 부사 심유성은 대수조를 마치고 순천으로 돌아온 길로 호군(護軍) 신입(申砬)에게 이 순신의 거북선과 및 순신이 거북선 이십척을 건조할 계획을 가졌다는 말을 보고하였다. 신 입은 이 보고를 받아 가지고 몇몇 서인의 선배들의 의향을 들은 후에 이 순신으로 하여금 큰 공을 이루게 함은 성룡 일파에 세력을 중징함이라 하여 단연히 순신의 수군 대확장. 특히 성공이미지수인 거북선 건조를 금지할 것을 왕에게 지언하였다. 이때에 서인 중에서도 윤두수(尹斗壽). 이 항복(李恒福) 같은 이들은 이 순신의 계획을 적극적으로 억제할 것까지는 없다고 생각하였으나 구태여 규각을 내어서 반대하기도 원치 아니하였다. 왕은 신입의 「청컨댄 주사를 파하고 육군에만 힘을 쓰게 하소서(請罷舟師專意陸戰)」이라는 계사를 받고 놀라지 아니할 수 없었다. 왜 그런고 하면 그때에 마침 왕은 이 순신의 장계를 받아 거북선의 그림과 아울러 그 시험 성적을 보고 혼자 기뻐하던 때인 까닭이다. 이렇게 좋은 거북선을 왜 없이 하라는가. 적이 바다로 오거든 어찌하여 주사를 폐하라고 하는가. 이에 대하여 왕은 의심하지 아니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