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워 죽은 이의 처자들은 각기관에서 구휼하기를 명하고. 상하기만 한 사람들은 순신이 친히 의문하여 상한데를 만지고 약을 주어 치료하게 하였다.
그리고 파진할 때를 당하여 순신은 각 배의 장수들을 불러 술을주고 그동안 나라를 위하여 시석을 무릅쓰고 싸울 때에 죽기를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피곤함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진실로 용사답게 잘 싸운 것을 칭찬하고.
『이번에 파진하는 것은 싸움이 끝난 것이 아니요. 우리는 적의 배와 병기를 보아서 알거니와 적은 우리와 같이 준비가 없지 아이하오. 적이 이제 두 번 우리에게 졌거니와 필시 전보다 더 많은 세력을 가지고 복수하러 올 것이요.
들은즉 적병이 벌써 평양을 점령하였다 하니 부산에서 황평양서로 가는 수로를 얻지 못하고는 적병이 오래 견디지 못할 것인즉 적병은 필시 이를 위하여 죽을 힘을 다할 것이요. 그런데 이것을 막을 자는 오직 우리 수군이요. 우리가 만일 적의 배를 영남과 양호의 바다에 놓아 보내는 날에는 나라의 목숨이라 할 양호가 적의 손에 들어 갈 뿐더러 평양에 있는 적의 육군이 수군의 응원을 받아서 의주까지 들이칠 것이요. 그리 되면 우리나라는 영영 없어지고 마는 것이요. 이때를 당하여 우리네가 한번 죽음으로써 나라에 갚지 아니하면 언제 갚소?』
할 때에 순신의 어조는 심히 비장하였다. 듣고 섰던 장졸들 중에는 눈물을 흘리는 자도 있었다.
『그러므로.』
하고. 순신은 일단 소리를 높이어.
『그러므로 이번 파진하고 돌아 간 뒤에도 제장은 더욱 배와 군사를 힘써 준비해서 문변 즉부 종시 여일(聞變卽赴如一일이 있다면 곧 나오고 처음이나 나중이나 한결같이 하라.)하시오.』
하고 엄칙하였다. 듣는 장수들은 다 「예!」하고 그리 하기를 맹세하였다.
『母 .....) (한번 이긴 것으로 마음 놓지 말고 군사를 위로하고 배를 더욱 준비하여 일이 있단 말을 듣거든 곧 나아가되 처음과 나중이 한결 같이 하라.)』
하는 스무 글자를 명주 폭에 크게 써서 돛대에 높이 달았다. 최후에 순신은 이번 싸움의 공을 논하여 일등으로부터 삼등까지 일일이 발표하되 적병의 목을 베인 수효를 따라서 하지 아니하고. 싸우기에 힘쓰던 성적을 보아서 하였다.
이렇게 조정의 명령을 듣지 아니하고. 순신이 스스로 논공 행상을 한 데 대하여 순신은 왕에게 이렇게 상소하였다-
『 논공 표창하는 일을 만일 조정의 명령을 기다려서 마련하기고 하면 왕복하는 동안에 시일이 지연할 것이요. 또 행재소(왕이 또 나 있는 곳)가 멀리 떠나 있고 길이 막혀서 사람이 통행하지 못하고 또 사나운 적병이 아직 물러 가지 아니하였사온지라 상주는 때를 넘길 것이 못되오니 군사의 마음을 위로하고 격려하여 앞에 닥칠 일에 힘을 쓸 것이옵기로 위선 공로를 참작하여 일. 이. 삼등에 나누어.......』
하고 하였다.
이리하여 메주목에서 경상 우수사 원균. 전라 우수사 이억기 등과 작별하고.
이 순신은 전라도 소속 병선 삼십여 척을 끌고 해안에 피난하여 굶주리는 피난민들에게 적선에서 얻은 양식과 필육을 나누어 주어 생명을 유지하게 하고.
또 가족을 끌고 주사를 따라 오기를 원하는 무리 이백여 명은 농토 많고 일거리 많은 장생포(장생포) 근처에 분접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