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 이광수

Chapter 5: 5

사십여 척 병선이 다 합하더라도 거북서 하나의 위력을 당하지 못할 것은 물론이다. 첫째로. 거북선은 속력이 다른 배의 세 갑절이 되고. 둘째. 거북선은 군사를 다 가리웠으매 내가 남을 쏘아 죽이기는 해도 남이 나를 쏘아 죽일 수는 없고. 셋째. 거북선은 전후 좌우에 칠십 이포혈이 있기 때문에 그것이 일시에 방포를 하고 활을 쏘면 전선이 도시 불이요 화살이어서 적선이 감히 접근할 수가 없고. 넷째. 원체 체대가 큰 데다가 배를 지은 재목이 든든하고 배의 중요한 는 철갑을 쒸웠기 때문에 적선과 마주 부딪치면 나는 성하고 적선은 부서지고. 다섯째. 바람의 힘을 빌지 아니하니 돛대가 필요 없고 갑판에는 철판을 덮고 날카로운 못을 수 없이 거꾸로 박았으니 적이 아무리 불을 놓으려 하더라도 불을 놓을 수가 없을 뿐더러. 비록 적병이 배에 뛰어 오르려 하더라도 뛰어 오르는 대로 쇠못에 꿰어 죽게 되고. 여섯째. 입으로 연기를 토하여 몸을 감추고. 일곱째. 배가 크기 때문에 물과 양식을 많이 실어서 오래 항행할 수가 있었다. 이러한 배는 그때에 있어서는 동양 서양을 물론하고 다시 없는 것이었다.

이제 거북선의 제도를 잠깐 보자!

밑판이 열 쪽에 길이가 육십 사척 필촌이요. 머리 넓이가 십 이척이요. 허리 넓이가 심 척 오촌이요. 꼬리 넓이가 십척 육촌이요. 좌우 삼판이 각각 일곱 쪽을 모아서 높이가 칠척 오촌이요. 맨 밑에 쪽의 길이가 육십 오 팔척이요. 위로 올라갈수록 차차 기어져서 맨 위인 일곱째 쪽의 길이가 일백 십삼척이요 두께는 모두 사촌이요. 노판(이물)이 네 쪽을 모았으니 높이가 사척이요. 둘째 판에는 좌우에 현자(玄字) 포혈 하나씩을 뚫었고 축판(고물)이 일곱 쪽을 모았으니 높이가 칠척 오촌이니 위의 넓이가 십 사척 오촌이요. 아래 넓이가 십척 육촌인데. 여섯째 한복판에 직경 일척이촌 되는 구멍을 뚫어 키를 꽂게 하였다. 좌우 삼판에는 세인막기(난간)를 만들고 세인막 이 머리에 멍에를 걸고 바로 이물 앞에는 말이나 소의 가슴패기 모양을 세인막 위에 연하여 판장을 깔고 패를 둘러 박고 패위에 누인막이라는 난간을 거니 삼판에서 누인 막까지가 높이가 사척 삼촌이다 . 누인막이 좌우에 각각 판장 열 한 쪽을 바늘을 달아 덮고. 등에 편하게 하였다. 이물에는 거북의 머리를 만들었으니. 길이가 사척 삼촌이요. 넓이가 삼척이다. 그 속에 유황과 염초를 피워 입을 벌리고 내를 토하면 안개와 같아서 적으로 하여금 내 몸을 보지 못하게 한다.

좌우에 노가 각각 열이요. 좌우 패에 각각 포혈 둘을 뚫고 아래에 문 둘을 내이고 문 곁에 각각 포혈 하나를 내이고 좌우 개판에도 각각 포혈 십 이를 내었다. 좌우 마루 밑에는 각각 방 십이간이 있으니. 이간에는 철물을 두고 삼간에는 화포. 활. 살 . 창. 검을 갈라 넣고 나머지 십구간은 군병이 쉬는 곳이다. 왼편 마루 위에 있는 방 간에는 선장(船將)이 거처하고 우편마루 위에 있는 방 한 간에는 장교가 거처하게 되었다.

군병들은 쉬일 때에는 마루 밑에 내려 가고. 싸울 때에는 마루 위에 올라간다.

포혈마다 화포가 있어서 쉴새 없이 재어서 쏘게 되었다. 그리고 등에는 거북 무늬를 그려 바다에 뜨면 물결고 흡사하게 보이고 앞가슴에는 닻을 매었다.

좌우에 도합 스무 노를 사십 명이 번갈아 저으면 하루에 족히 오백리를 갈 수가 있었고 가까운 거리에서 전속력으로 저으면 마치 화살과 같이 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