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문 갔던 사람의 보고에 의하면. 함안군수(咸安郡守)유숭인(柳乘仁)이 말탄 군사 일천 일백명을 거느리고 적병을 따라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 당목개 형세를 물으니 멀기는 여기서부터 십리나 되고. 넓이도 배가 자유로드나들 만하다고 하였다.
순신은 전선 세 척을 단목개로 보내어 당목개의 지리를 살피라 하고. 만일 적이 따르거든 결코 응전치 말고 거짓 달아날 것을 엄칙하고. 다른 배들은 산굽이에 숨어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하였다.
이윽고 아까 보냈던 배가 포구 밖으로 달아 나오며 신 만일 이차돈이 그 잘 쓰는 칼로 고구려 임금의 묵을 베인다 하면 .고구려가 필시 대군을 가지고 우리 나라를 엄습할 것이니. 고구려가 비록 장수왕 이래로 약하여졌다 하니마는 아직도 장수로는 메주한가 같은 사람이 있고. 옛날 한나라를 때려 부시던 기운이 아직도 다 스러지지 아니하였으니. 오늘날 우리 나라의 힘으로 고구려를 당해 내기는 어려운 일일 뿐더러. 저편은 임금의 원수를 갚는다는 의분심이 강할 것이온즉 더욱이 우리보다 기세가 높을 것이옵고. 또 만일 메주한가의 은란한 솜씨에 저 백제 장수들을 제 것을 만드는 모양으로 이차돈을 달래어 고구려 장수를 만드는 날이면 이것은 원수에게 보검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요. 이차돈 같은 재조를 고구려에 준다는 것은 참으로 무서운 일이옵고. 또 고구려에는 지금 불법이 왕성하다 하온즉. 이차돈이 불법을 배우게 되면 우리 나라에 불법을 편 근심이 있사오니. 그 또한 무서운 후환이 아니오니까? 이런 모든 모로 보옵선댄.
이차돈을 고구려에 두는 것은 무서운 후환이 아니오니까? 이런 모든 모로 보옵건댄. 이차돈을 고구려에 두는 것은 무서운 후환이 될 근심이 있는 줄로 아오.』
공목의 이 말에 임금은 고개를 끄떡끄떡하시며.
『공목 바돌손의 말씀이 옳소.』
하고는 한참 침음하시다가.
『그렇기로 한마로 이손의 손자 이차돈이 우리 나라를 배반하고 고구려에 가 붙기야 하겠소.』
하고 공목의 수염 많은 늙은 얼굴 경난도 지혜도 많은 듯한 얼굴을 바라보신다. 임금은 고옥이 한마로를 좋아하지 아니함을 아신다. 한마로는 어디까지든지 옳은 것을 내세우는 의리의 사람이요. 공목은 옳은 것이란 다 무엇이냐. 이롭고 해로움이 있을 따름이라는 사람이기 때문에 두 사람이 나라 일에 대하는 의견은 서로 어그러지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임금은 어느 편에 치우친 성격인고 하면. 한마로와 같이 이해 관계보다도 옳고 옳지 아니한 것을 따지는 편이었다. 그러나 임금은 공목의 싸늘한 지혜에는 매양 경의를 표하고 계시었다. 임금의 입에서 그러한 말씀이 나올 줄을 미리 알아 차렸던 듯이 공목은 곧.
『상감마마. 한마로 이손은 과연 충. 효. 신. 용. 인(忠孝信勇仁)다섯 가지를 겸한 우리 나라의 큰 스승이오. 그러하오나 이차돈은 아직 어린 아이. 비록 그 조부의 훈계를 받았다 하더라도 아직 뜻이 서지 못한 어린 아이옵고. 게다가 이마로 이손의 딸과 살지 못하게 된 것이 상감마마 처분이시라 하여 원망을 품고 있지 아니하오?
배로서 화전을 쏘아 충무선의 김 장막과 돛을 맞히니. 장막과 검은 돛에 불이 당기러 불길이 하늘에 달았다. 그래도 까딱 없이. 깨어지고 남은 충루 위에 칼을 짚고 앉아서 독전하던 적장까지도 마침내 살을 맞아 충루에서 굴러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