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또. 우도 주사요.』
하고. 군관 송희립이 순신에게 고하였다.
『우도 주사다!』
하고. 기쁨의 부르짖음은 장졸의 입으로 쏟아져 나왔다. 불과 이십 삼척의 고약한 주사로 날마다 싸움에 피곤한 장졸에게 우도 주사가 온다는 것은 비길 데 없는 기쁨이었다.
순신이 몸소 뱃머리에 나와서 이억기를 맞았다. 과연 전라우도 수사 이억기는 전선이십 오척을 거느리고 순풍에 돛을 달고 달려 왔다.
『영감 웬 일이시오? 왜 이렇게 늦으셨소?』
하고. 순신은 억기의 손을 잡았다.
『풍우에 막혀서 길이 늦었소. 그동안 연전 연승하신 소식은 좌우영서 들었소.
소인이 돕지 못한 것이 죄만하오.』
하고. 이억기는 유감의 뜻을 표하였다. 이억기는 자기보다 연치도 높고 지략도 많고 인격도 높은 순신을 속으로 깊이 존경하였다. 더구나 지난 사월에 적군이 국내에 발을 들여 놓은 이래로 대소 제장이 싸우기도 전에 다투어 달아나는 이때에. 오직 이 순신 한 사람이 단약한 주사를 가지고 담연히 적과 싸워 연전 연승하는 것을 볼 때에 억기는 더욱 순신을 흠모하였다.
좌우 양도 주사 연합 함대 오십척은 위풍이 당당하게 당포 앞바다를 떠나서 판데목( )에 진을 치고 밤을 지냈다. 밤을 지내는 동안에 순신은 억기로 더블어 맹세코 적군을 소탕할 것을 약속하고. 억기는 기쁘게 순신의 절제를 받기를 자청하였다.
이튿날 유월 오일. 안개가 자욱하게 껴서 지척을 분별할 수가 없었다. 배를 놓아 적의 정체를 엄탐케 하면서 안개가 개이기를 기다렸다.
저녁때나 돠어서야 안개가 걷혔다. 순신은 배를 떼어 거제(거제)로 가기를 명하였다. 당포에서 동망한 적선이 거제에 있다는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배가 한산도 앞에 다다랐을 때에 어떤 작은 배 하나가 마주 나오며 무에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것이 마치 무슨 말을 하려는 것 같았다.
『배를 세워라.』
하고. 순신은 그 작른 배가 오기를 기다렸다. 작은 배는 노를 바삐 저어순신이 타고 앉은 장선 곁으로 왔다.
그 작은 배에는 어민 칠팔인이 타고 있었다. 그들은 순신의 배를 보고 대단히 기뻐하는 모양을 보였다. 그리고 순신을 향하여 연방.
『사또. 사또.』
하고. 반가움을 못 이겨 하는 양을 보였다.
『사또께서 이리로 오실 줄을 알았소. 그래서 소인네가 어저께부터 여기서 기다렸소.』
하고. 김모란 사람이 대표로 나서서.
『당포 싸우에 쫓겨 달아난 적선들이 거제에 와서 하루를 묵고는 어제 낮물에 당목개(唐목개)로 갔소.』하고. 손을 들어 적선들이 수없이 가던 방향을 가리켰다. 이 말을 고하고는 김 모와 그의 동무들은 무수리 순신을 향하여 수없이 절하고 배를 저어 한산도로 들어 가 버리고 말았다. 순신은 이 백성들이 밤을 새워 가며 자기를 기다려서 적의 행동을 보고하는 그 충성과 그들이 자기와 및 자기가 거느린 주사를 보고 잃었던 부모를 본 듯이 반가와하는 양을 보고 깊이 감동되었다.
『당목개로 놓아라.』
하고. 순신은 함대의 침로를 북으로 돌렸다. 견내도(見柰도) 를지나 고양이 바다를 건너 당목개 앞바다에 이르러 남을 바라 보니. 진해성 밖에 이삼리쯤 되는 곳에 벌판에 갑옷 입고 말탄 군사 천여 명이 기를 꽂고 진을 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순신은 사람을 보내어.
『그것이 무엇인가를 알아 올리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