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 이광수

Chapter 40: 1

순신이 제일차 출전이 끝난 뒤에 좌수영에 돌아와 일변 군사를 쉬이고 일변 전선과 병기를 수리하는 동안에 경상도 우수사 원균으로부터는 연해 적선이 여기 있다. 저기 있다 사는 정보가 오고. 그때마다 주사를 거느리고 도 달라는 청병장이 왔다 그러나 순신은. 원균의 말을 다는 신용하지 아니하였다. 그가 요전번에 같이 싸우러 다니는 동안에 원균의 하는 말에 거지살이 많고 또 어디서 만나자고 약속을 해 놓고도 그 약속을 지킨 일이 없음을 본 까닭이다.

만일 원균의 헛된 정보를 다 믿고 군사들을 동하였다가 말한 곳에 적선이 없을 양이면. 장졸에게 대하여 대장의 위신이 떨어짐을 알기 때문이었다.

『사또. 적선은 곤양에 왔다 하오. 어서 행선하시오.』

하고. 정운이나 어영담 같은 충용한 부하들이 순신을 재촉할 때에는 순신은.

『군사를 가볍게 동하면 장졸에게 신을 잃는 것이요.』

하고 탐보선을 보내어 알아 보라만 하였다. 그러나 옥포의 패전을 분하게 여겨 부산에 있는 적의 수군 본영에서는 아무리 하여서라도 이 원수를 갚고. 또 경상.

전라 양도의 제해권(바다를 제절 밑에 넣는 힘)을 얻으려 하였다. 원래 풍신수기릐 계획은 소서행장(小西行長). 가동 청정(加謄淸正) 등으로 하여금 육로로 경성. 평양. 함경도를 공략하게 하고등당고호(藤當高虎). 구귀 가륭(九鬼嘉隆).

협판안치(脇坂安治) 등으로 하여금 수군 일만여 명과 전선 이백여 척을 거느리고 수로로 경상. 전라. 충청 . 황해. 평안 제도를 공략하여 수륙 병진으로 조선을 석권하자는 것이었다. 이것이 풍신수길의 제일차 수륙군 계획이었고 또 끝까지 계속된 계획이었다.

그래서 육군은 수군의 예상 이상으로 무인지경같이 경성. 평양을 점령하였으나. 수군은 선봉이 옥포에서 부서지니 수군의 계획이 이에 틀어진 것이었다.

그러하기 때문에 부산에 총본영을 둔 일본의 수군은 아무리 해서라도 조선 수군을 이겨 옥포의 패전의 수치를 씻고 조선의 제해권을 가지려고 애를 쓴 것은 자연한 일이었다.

순신도 여러 번 수륙으로 적군의 정세를 염탐한 결과로 대강 이러한 서정을 알았다. 그러나 순신은 이번에 오는 싸움은 결코 요전번 싸움과 같이 단순한 것이 아님을 짐작하였다. 왜 그런고 하면. 요전번에 깨뜨린 적의 함대는 선봉대일 것이요. 이번에 오는 것이 필시 주력 함대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옥포 싸움에 쉽게 이긴 장졸들은 벌써 교만한 마음이 생겨서 적선을 만나기만 하면 곧 때려 부수고 그 속에 있는 물건을 나누어 가질 것을 상상하여 어서 싸우기만 재촉하나 순신이 자중하여 좀체로 움직이지 아니하고 병선과 병기와 군사의 준비를 마치 태평 시대같이 늘어지게 하려는 것이 이 때문이었다. 준비의 힘! 이것을 아는 것은 오직 이 순신 한 사람뿐인 것같았다. 적선의 작은 부대가 경상도 연해로 돌아 다니면서 여염에 불을 놓고 노략질을 하였다. 이것은 노략 그 물건이 목적인 것보다도. 조선의 수군에게 싸움을 돋구는 것인가 싶었다.

유월 『삼일 낮물을 기약하여 본영 앞바다로 모이라!』

하고. 순신이 관내 각 읍. 각 진에 발령한 것이 오월 이십 오일. 오월 이십 칠일에 경상 우수사 원균으로부터 적선 십여 척이 사천(泗川). 곤양(昆陽) 등지에 출몰하여 여염을 불사르고 민가를 노략하여 작폐 무쌍이나 원 균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으니. 곧 출병하여 달라는 관문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