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수백 명 사람이 올라 탔건마는 밖으로 보기에는 거북선은 테텡 빈 듯하였다 그 무서운 쩍 벌린 . 거북의 아가리. 오직 그것만 생명이 있어서 금시에 무슨 요란한 소리를 지를 듯하였다.
사람들의 눈을 실로 이 괴물에게로 못 박힌 듯이 향하였다. 이윽고 거북선의 아가리로써 「우후후」하는 산과 바다가 진동하는 듯한 길고 흉물스러운 소리가 나며 그 뒤를 이어 시커먼 연기가 나오고 또 그 뒤를 이어서 콩 하는 대완수 소리와 함께 아름드리 불길이 확 나오더니 무수한 화전(花煎)이 살별과 같이 해상과 공중으로 쏟아져 나갔다. 그러자 좌우에 뻗은 이십 개의 노가 일시에 물을 당기니 「저것도 물에 뜨나」하던 크나큰 거북선은 바람과 물결을 한꺼번에 일으키며 굴강을 벗어나 그야말로 살같이 앞바다로 내달았다.
대맹선. 중맹선들이 있는 힘을 닿여 거북선의 뒤를 따라 오나 마치 젖먹이와 날랜 어른과의 경주와 같았다. 거북선은 둥둥 울리는 선장(선장)의 북 소리를 따라서 마치 자유로 날아 돌아가는 갈매기 모양으로 좌수영 앞바다를 몇 바퀴를 돌았다. 처음 그를 따르려던 병선들은 저 뒤에 떨어져서 거북선이 화전같이 돌아가는 것을 구경하고 섰을 뿐이었다. 사방 산에 돌아선 구경하는 백성들은「야아.야아」하고 경탄하고 환호하는 소리를 질렀다.
이때에 어떤 장수 하나가 거북선의 등인 갑판 위로 쑥 올라 섰다. 육지에 있는 사람으로는 그 얼굴은 볼 수 없지마는 또 새 사사 이순신을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도 그것이 이 수사인 줄을 번개같이 알았다. 그리고 이러한 무섭고 신통한 물건을 지어 내인 이 수사는 필경 신인이요. 범상한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거북선을 칭찬하고 그것을 만들어 내인 사람을 칭찬하는 것은 순박한 백성들 뿐이다. 우후 김 운규 이하로 한애비. 외한애비. 외한 애비의외한 애비. 이 모양으로 조금이라도 서울에 조정이라고 일컫는 곳에 등을 대인 사람들은 거북선. 그것을 만든 사람까지 자기네가 못하는 일을 한 사람이 밉고 따라서 아무 마음도 없는 거북선까지도 미웠다. 그놈의 거북선이 오늘에 물에 잘 뜨지를 아니했거나. 또는 생각하였던 모양으로 너무 비둔해서 속력이 빠르지 못하였던들 대단히 기뻐할 사람도 없지 아니하였다.
『사또. 이런 것이 스무척만 있으면 왜는커녕 천하에 무서울 것이 있겠소?』
하고 취한 듯이 기뻐하는 것은 정충보국(貞忠報國)이라고 칼에 새겨 가지고 다니는 녹도 만호 정운 기타 몇 사람이었다. 그 밖에는 첨사니 만호니 부장이니.
이름은 군직이라 하더라도 아마 대장이니 절도사니 하는 축들도 대관절 주사(舟師)가 무엇인지를 아는 이가 몇이 못될 것이다.
거북선 한 척이 한 편이 되고 다른 사십여 척 병선이 한 편이 되어서 대수조를 거행하게(大水繰) 되었다. 북 소리와 거북선의 소랏소리와 각 배에서 울어나는 방포 소리에 천지가 흔들리고. 유황 엽초의 연기는 백일을 가리워 빛이 없게 하였다. 더구나 거북선 칠심이 포혈에서 일시에 방포가 될 때에는 그야말로 산과 받가 일시에 흔들리는 듯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