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 이광수

Chapter 38: 6

옥포의 싸움에 적선 사십여 척을 깨뜨리고 적군이 죽은 자가 부지 기수로되 이편 군사에는 죽은 사람은 하나도 없고 오직 순천부 정병(順天府正兵) 이 선지(李先枝)가 왼편 팔에 살을 맞았을 뿐이었다. 거북선과 활과 화전의 위력에 적군의 조총은 아무 힘을 쓰지 못하였다. 그렇지마는 적병과의 전쟁에는 군사 한 사람 밖에 상한 이가 없었지마는. 전쟁이 끝난 뒤에 노획품을 나눌 때에 원균의 군사는 순신의(元均) 군사 두 사람을 활로 쏘아 맞혔다. 그래도 원균은 이것을 금하지 아니하였다. 원균으로 말하자면. 자기가 탄 전선은 순신의 준 바요. 부하에 오직 작은 배 두 척이 있어 전쟁 중에는 적병의 철환을 피하여 항상 뒤로 돌았다. 그러다가 전리품을 빼앗을 때에는 가장 용감하게 제 편 군사를 쏜 것이었다.

적선에서 빼앗은 물품 중에 쌀 삼백 석은 여러 배에 주린 군사들의 양미로 골고루 나누어 주고. 의복. 필육 등물도 군사들에게 나누어 주어 군사들의 싸우고 싶은 뜻을 돋구게 하고. 붉은 철갑 검은 철갑이며. 각색 새투구며. 입을 가리우는 물건이며. 붙이는 수염이며. 철과대. 금관. 금우. 금삽. 우의. 새짓비.

소라 등 사치하고 흉물스러운 것과. 큰 쇠못이며 동아줄 등물은 모두 단단히 감봉하여 두고 그중에 무겁지 아니한 물건을 첩보(이겼다는 기별) 가지고 가는 편에 왕께 보내었다.

이번 싸움에 도로 찾은 포로 중에 순천 대장(順天大將) 유섬(兪殲)이가 사로잡은 계집애 하나는 나이 겨우 사오세이어서 성명돠 거주르 fanfdj도 대답할 줄 몰랐으나. 보성 군수 김 득광(金得光)이 사로잡은 계집아이라나는 나잇살이나 먹은 듯한데 머리를 끊어 일본 사람 모양으로 차렸다. 순신은 이 계집아이를 불러 문초하였다.

『네 어디 사는 아이니?』

『동래 동면 매바위(東萊東面寐바위) 사오.』

『성명은 무에냐?』

『윤백련(尹百蓮)이오.』

『나이는 몇 살이고?』

『열 네 살이요.』

『어느 달 어느 날 어디서 적병에게 붙들렸어?』

『소인의 아비는 다대포(多大浦) 수군이요. 곤절 싸움에 죽었는지 살았는지 생사를 모르오.』

『네 어미는?』

『소인의 어미는 양녀 모론(양녀모론)이요. 지금은 죽었소.』

『조부모도 없어?』

『몰라요.』

『그러면 뉘 집에 붙여 있었어?』

『기장(機張) 사는 신선(新選) 김진명(金晋明)의 집에 붙여 살았소.』

『그런데 어떻게 적병에게 붙들렸어?』

『지난 사월에요.』

『사월 어느 날?』

『날은 모르겠소. 지난 사월에 왜병이 부산포(부산포)에 왔다고. 호수 진명(戶首進明)이가 군령을 받아 싸우러 아갈 적에 소인을 군장(軍粧)을 지워서 데리고 부산진으로 가라고 합데다. 그래 가노라니까. 말날이 (말날이) 고개에 가니까 피난군이 몰려 오면서 부산은 벌써 함몰이 되었다고 그래요. 그러니까 피난군이 몰려 오면서 부산은 벌써 함몰이 되었다고 그래요. 그러이까 주인(진명)이 소인을 데리고 바로 기장 고을(機張고을) 로 갔다가 거기 진치고 있던 군졸이 달아날 때에 주인이 소인을 데리고 그 집으로 돌아 와서 하룻밤을 지냈소. 그러노라니까 소인의 늙은 아비와 친척들이 피난해 오는 것을 우연히 만났소. 그래서는 기장 고을 운봉산(雲蜂山)에 팔구일이나 숨어 있다가 적병이 얼마인지 모르게 밀려 와서 소인과 소인의 오라비 복룡(下기) 이가 붙들려서 해가 다 저문 때문에 부산으로 잡혀 갔소. 부산성에서 하룻밤을 자고는 오라비 복룡 이는 부지 거처가 도고 소인만 배 밑에 갇혀 있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