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 이광수

Chapter 3: 3

신묘 삼월!

이날은 조선의 거북선이 처음으로 물 위에 나 뜨는 날이다. 정월 보름에 기공하여 만 이 개월 반을 허비해서 처음으로 이루어진. 전고에 듣지도 보지도 못한 거북선이란 것이 물에 나 뜨는 것을 보자고 좌수영 백성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인근 제읍에서도 많이 구경을 하려 모여 들어서 좌수영에는 이날에 수만 명 사람이 북적하였다. 이날은 늦은 봄날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더웠다. 그러나 바다에서는 이날을 축하하는 듯이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새로 지은 산더미 같은 거북선에는 이물. 고물이며. 죄현. 우현에 고색기를 달아서 그 깃발들이 기운차게 바람에 펄렁펄렁거렸다.

북파정에는 수사. 우후. 조방장. 오위장. 군관. 각 읍 수령. 첨사. 만호.

도위들이 가기 군복 전힙에 칼 차고 전통 지고 위의 갖추고 죄정하였고.

굴강(방파제)에는 오백명 수군이 새로운 군복을 입고 가슴에 달덩어리 같은 수군패를 붙이고 행렬 지어 벌여 서고 굴강. 법수에 매여 있은 대맹선. 중맹선.

소맹선들도(가 진에서 첨사 만호들이 타고 온 배를 합하여 삼십여 척이었다) 모두 깃발을 날리고 명령을 기다리고 섰다.

좌우영 속한 육읍 칠진의 병선들도 새 수사의 엄명으로 조금씩이라도 다 주옥을 하였었다. 그중에도 녹도진 병선들은 죄수영 병선에지지 아니하게 깨끗하고 새로웠다. 구경군들은 돌산도 대섬(지금 장군도)의 모든 산에까지 하얗게 둘러 섰다. 하늘은 푸르고 수름은 희었다. 오정이 되어 봄 바다의 사리물이 앞바다에 두둑하게 올리어 밀었다.

이때에 쿵하고 큰 북소리가 울리자 쾅하는 아단 단지(폭발탄 같은 것)가 터지고 그 속으로서 무수한 화전이 나와서 공중에 샛별같이 떠돌았다. 이 화전도 새 수사가「귀동이」「달쇠」두 사람을 시켜서 크게 개량한 것이니. 이것으로 첫째는 적군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둘째로는 적선에 불을 놓자는 것이다.

이 북 소리와 아단 단지 소리를 군호로 도편수 한 대선이 거북선을 잡아맨 줄을 끊고. 오백명 군사의 손에 벌이 줄이 끌려서 산 같은 거북선으로부터 요란한 소리와 용이 오르는 듯한 큰 물보라를 내면서 그 위대한 뱃바닥을 물 속에 집어넣었다. 이 순간. 복파청에 모인 수사이하 삼십 명 장수들과 천여 명 군졸들은 기약하지 아니하고 일제히 「으아」하고 고함을 쳤다. 그리고는 그 고함을 따라 군악이 일어나고 군악과 고함 소리 속에 조영도감인 우후 김 운규(金雲珪)가 앞장을 서고 수사 이순신이하 부사. 첨사. 위장. 현감. 만호 등 제장이 뒤를 따라서 다릿널을 밟고 거북선으로 올라 갈 적에 그 위엄이 비길 데가 없었다.

제장이 다 배에 오르고 일백 육십 명의 수군이 올랐다. 대맹선에 군사 팔십 명.

중맹선에 군사 육십 명. 소맹선에 군사 삼십 명인데. 거북선에는 장수 외에 군사 일백 육 십 명이다. 그중에서 사십 명은 노를 젓는 사람이요. 이십 명씩 두패에 갈라서 번갈아 이십 노를 젓고 칠십이 명은 거북선 칠십이 포혈에 한 구멍씩을 맡고 삼십 육명은 포수의 번을 가는 사람이요. 나머지 십 이 명은 밥을 짓고 배를 소제하고 기타 잡역을 하는 군사다. 군사들은 모두 통 좁은 바지와 긴 저고리를 입고 저고리 위에 둥달이 적삼을 걸치고 옷빛은 바닷물과 같은 푸른 빛이다.

그리고 머리에 검정 벙거지를 썼다. 그리고 가슴에는 소속한진(鎭) 명과 성명과 생년과 주소를 쓰고 한문 글자로「水軍」두 자를 전자로 새긴 화인을 찍은 둥군 목패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