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 이광수

Chapter 21: 1

도체할사 류성룡은 신입(申砬)을 불러서 계획을 물었다. 신입은 이 일과 아울러 당대 명장이었다.

『대감은 무신이 아니니까. 쓸 만한 장수를 가리어서 이 일의 뒤를 돕게 하시는 것이 양책이지요.』

하고. 신입은 자기가 나서고 싶은 뜻을 보였다.

『적군을 막을 방략이 있소?』

하고. 류성룡이 물으매. 신입은 자신 있는 듯이 웃으며.

『당대 명장 신 입이 적군을 못 무찌르면 살아서 돌아오지는 아니하겠소.』

하고. 장담하였다.

류성룡은 그 뜻을 장하게 여겨서 곧 병조 판서 김응남과 함께 왕께 뵈옵고 신입으로 도순변사를 하시기를 청하였다.

신 입은 독자도 기억하시려니와 수군 전페 논자다. 제승방략(制勝方略)이라는 극히 악한 계획을 세우는 데 가장 일을 많이 한 사람이다. 제긍 방략이라는 것은 일본군과 싸우는 데는 바다에서 마지 말고 육지에 상륙시켜 놓고 싸우자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일본군은 수전에 익으니 수전으로는 당하기 어려운즉 육지에 끌어 올려 놓고 우리 편에서 능한 육전으로 싸우자는 데 있다.

이 제승방략이라는 것이 조정에서 결정되매. 의주 목사 김 여물(金汝岉)을 적을 바다에서 막을 수는 없다 하더라도. 육지에 내리는 길에도 막지 아니하고 내지로 끌어 들여서 싸운다는 것이 무슨 어리석은 소리냐 하고 분개하다가 묘의를 비방하였다는 혐의로 급부에 갇히기까지 하였다.

신입이 도순변사의 명을 받아 가지고 길을 떠나려 하여 왕께 하직 숙배를 할 때에. 왕은.

『경은 무슨 계교로 적군을 막으려 하나뇨?』

하고. 물었다. 이에 대하여 신입은.

『염려 없소. 적이 용병할 줄을 모르오.』

하고. 아뢰었다.

『무엇을 보고 적이 용병할 줄을 모른다 하는가?』

하는 왕의 두 번째 물음에 신입은.

『적군이 부산에 내리는 길로 내지로 들어오기만 힘쓰니. 외로운 군사를 끌고 깊이 들어 가서 패하지아니하는 자가 없소. 이런 것을 모르는 적군이니 두려울 것이 없는 줄로 아뢰오. 소신이 재주 없사와도 불출 순일에 적을 평정하겠사오니 상감 염려 부리시오.』

하고. 극히 쉽게 대답하였다. 왕은 못마땅히 여기는 빛으로.

변협이 맹양 이르기를 『(邊協) 왜가 가장 어렵다 하거든 경의 말이 어찌 그리 쉽느뇨. 삼가라.』

손수 보검을 신입에게 주며.

『이 일 이하로 명을 좇지 아니하는 자가 있거든 이 검을 쓰라.』

하였다. 왕은 신 입을 보내고 그의 경솔하고 생각이 깊지 못함을 근심하여 여러 번 변협(邊協)이 없음을 한탄하였다. 신입은 빈청에 나와 영의정 이 산해.

좌의정 류성룡. 우의정 이양원 등에게 하직하고 바로 계하에 내리겨 할 때에 웬일인지 신입의 머리에 쓴 사모가 땅에 떨어졌다. 사모를 다시 쓰고 의기양양하게 길을 떠났으나 이것을 본 사람들은 다 불길한 징조나 아닌가 하여 실색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