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 이광수

Chapter 2: 2

이 수사는 흉물스럽게 딱 벌린 거북의 입을 바라보고 마음에 드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인제 저 입에다가 유황 염초 불을 피워서 그름 같이 연기를 피우적진중으로 달려 들어가 그 입으로 불길과 포환을 뿜어.〉하고 수사는 자신 있는 듯이 빙그레 웃었다.

『저 배도 뜰까?』

사람들은 새 수사의 계획에 의심을 가졌다. 첫째는 그 배가 너무 큰 것.

둘째는. 그 배에 쓰는 널이 너무 투박한 것. 셋째는. 대관절 저런 흉물스러운 배는 해서 무엇하느냐 하여 그 용처를 모르는 것.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 그중에도 물에 이고 배에 익다는 사람들이 뒷구멍으로 수사의 어리석은 계획을 비웃었다. 병선이면 예로부터 대맨선도 있고 중맹선도 있고 소맹선도 있지 아니 하냐 이러한 좋은 배들도 다 쓸 데가 없어서 법수에 배여서 썩는 판인데 저런 만나 역대에 보지도 못하던 배는 지어서 무엇하느냐 하는 것이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수사의 부관이라고 할 김 우후( )까지도 감히 인밖에 내어서 말은 못하나 경험 없는 수사의 철없는 장난이라고 밖에 생각하지 아니하고. 만일 새로 짓는 배가 불성공이 되면은 비밀히 자기와 척분 있는 병조 판서에게 보고하여 한번 신 수사 이순신이 떨어지는 양을 보리라 하였다.

그러나 이 수사는 남들이야 무엇이라고 비웃든지 공사만 끝내고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배 짓는 감독을 몸소 하였다. 다행히 도편수 한 대선은 수사가 정읍에 있을 때부터 사귀어서 여러 번 거북선 모형을 만들게 한 수사의 뜻을 잘 알아 들엇 이를테면 수사의 유일한 동지라 할 것이요. 그 밖에 수사의 병선 신조.

수군 대혁신의 정신을 알아주는 사람으로 바로 이 수사의 부하 되는 전라 좌수영 군관 송 회립(宋烯立)과 녹도 만호(鹿都萬戶) 정 운(鄭運)이 있을 뿐이었다. 군관 송희힙은 본래 순천부 사람이었다. 나이 오십이 가까웁되 본래 시골 사람이서 죄수영 군관 이상에 오를 수가 없었다. 역대 수사나 우후 중에 송희립을 별로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으나 이번 수상 이 순신은 도임한 지 며칠이 아니 되어서 군관 송희립이 녹록한 사람이 아닌 것을 간파하였다. 그리고 녹도 만호 정운도 만일 서울에 반연을 둔 사람일진댄 벌써 병사나 수사 한 자리는 할 만한 인물이요. 이 순신도 꽤 푸대접받은 사람이지마는 그래도 그에게는 류 성룡과 같이 알아서 천해 주는 사람이 있었지마는 전혀 서울에서 끌어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또 천성이 개결하고 자부가 자못 높아서 남의 앞에 무릎을 굽히지 아니하기 때문에 오십 평생을 권관(權管). 만호(萬戶)로만 돌아다니고 첨절제사(僉節制使). 동첨절제사(同僉節制使)한 자리 얻어 하지 못하였다.

이 녹도 만호 저 웅니 이 수사의 눈에 띄게 된 것은 이 수상가 새로 도임하여 관하 각 진을 순회할 때에 녹도진의 병선. 군사. 군기가 가장 정제한 것을 발견한 데에 있었다. 이때에 중앙과 지방을 물온하고 위로 정승 판서로부터 밑으로는 외방 말직에 이르기까지 모두 속속들이 부패하여서 빙공영사(憑公營私)로 일을 삼음으로 사만 팔천 팔백 수순. 오천 구백 육십 조졸(漕卒).팔백여 병선이라고 하여도 명색뿐인 중에 정 운 같은 장수를 만난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