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 이광수

Chapter 152: 7

순신이 회령포(會寧浦)로 온 데는 이유가 있었다. 순신은 순천.낙안. 보성 등지로 다니며 배를 구하였으나 도저히 싸움에 쓸 만한 배가 없었다. 그래서 고민하던 중에 거제 발포(巨濟鉢浦) 첨사가 와서 배설이 병선 십 이척을 기회를 기다린다는 말을 저하였다. 이 때문에 수신은 아픈 몸을 끌고 회령포로 내려 온 것이었다.

배설은 칠월 십 육일에 칠천도 싸움에 원균과 뜻이 맞지 아니하여 제 병선을 끌고 한산도로 도망하여 한산도의 관사와 창고를 불사르고는 바다로 떠다니며 도망할 기회를 찾다가 그믐께 노향진에서 이 순신을 만나 죽기로써 노량진을 지키라는 권고를 받았다. 노량진은 경상도 바다에서 전라도 바다로 넘어 오는 목으로 군사상 가장 요긴한 곳이었다. 배설은 즉석에서는 그러하기를 허락하였으나. 「 」( ) ( 큰집이 무너지는데라고 자칭하고 순신이 다녀 간 다음날에 곧 노량진을 떠나 전라도 바다로 들어 온 것이었다. 그러나 천만 의외에 회령포에서 이 순신을 마난T다. 순신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설은 일변 두렵고 일변 두렵고 일변 귀찮았다. 첫째로 순신을 만나면 순신은 반드시 노량진을 지키지 아니한 것을 책망할 것 같고. 둘째로는 나아가 싸우기를 명할 것 같았다. 이것은 배설에게는 꼭 싫은 일이었다.

배설은 일본 수군이 몇 백척인지를 안다. 일본 수군이 어떻게 위세가 맹렬한 줄을 안다. 그 수군이 금명간에 전라도 바다로 밀어 넘어 올 줄을 안다. 이제 열두 척 밖에 없는 병선을 가지고 오백척인지 육백척인지 모를 적을 대항하자는 것을 곧 싸워 죽자는 말과 마찬가지인 것을 배설은 잘 안다.

이래서 배설은 순신을 보기를 꺼린 것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설마 순신이 영리를 보내어 자기를 잡아다가 장형을 할 줄까지는 몰랐었다.

배설은 매를 맞고 순신에게 불려 청상에 올라 가 황송하여 엎디었다.

순신은 좌우를 시켜 배설에게 시사외 군복을 입히게 하고.

『장수는 싸우는 것 밖에 일이 없소. 지금 적선이 녹도(鹿島)에 왔다 하니 일각을 지체할 수 없소. 다행히 열두 병선이 남았으니. 곧 나가 적을 막아야 하겠소. 행선 준비를 하오!』

하고 배설에게 명령하였다. 배설은 한참이나 주저하였다.

『소인도 싸울 뜻이 없는 것도 아니오마는 지금 적선은 노량진을 넘어선 것만 해도 사오백척이 될 것이요. 한산도 저쪽에 있는 적선을 합하면 천여 척이라 하오. 이제 열 두 척 병선을 가지고 이렇게 많은 군의 수군을 막으려 하는 것은 마치 주먹으로 무너지는 하늘을 버티는 것과 다름이 없는가 하오. 소인의 미련한 생각에는 아직 바다를 버리고 물에 올라 육군을 모아 뭍에 오르는 적을 막는 것이 상책이 아닌가 하오. 사또 뜻이 어떠하올지?』

『그것은 조정에서나 할 말이요. 우리는 수군으로 바다를 막으라는 명령을 받은 사람이니 힘 및 는 데까지. 목숨 있는 날까지 바다를 막는 것이 우리 직책이요. 성화 같이 행선준비 하오!』

하고 순신은 배설에게 엄명하였다.

배설은 매맞아 아픈 다리를 끌고 마지못하여 배에 올랐다.

순신도 부하를 거느리고 배에 오르고 성화같이 군량과 물을 배에 싣게 한 뒤에 열 두척 병선은 돛을 달고 회령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