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 이광수

Chapter 15: 5

정발은 형세가 위급함을 보고 여러 번 좌수영9이십리미만)에 구원을 청하였으나. 좌수영에서는 대답이 없었다. 그중에 몇 사자는 적군에 붙들린 것도 사실이지만 빤하게 바라보이는 곳에서 경상 좌수사 박홍이 부산진이 위급한 것을 몰랐을 리가 없다. 부산진을 일본군이 에워쌌다는 말을 듣고 경상 좌수사 박홍은 곧 애첩과 가족을 동래부로 피란시키고 자기는 경보를 몸에 지니고 뒤산에 올라 부산진의 형세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후. 군관 중에는 군사를 내어 부산진을 구원하자는 사람도 있었으나 박 홍은.

『군사를 경솔하게 움직일 수 없다.』

는 핑계로 듣지 아니하였다. 약한 장수의 밑에는 강한 군사가 없었다.

부산진에서 위급하다는 기별이 와도 수사가 꼼짝하지 아니하는 양을 보고 군관.

군졸들은 모두 장수의 밎지 못할 것을 생각하고 가족과 재물을 뭉쳐 가지고 동래부로 도망하였다. 그러다가 정 발로부터.

『위급하다. 곧 구원하라.』

하는 최후의 고목이 온 때에 박홍은 창황히 말을 내이라 하여 도망할 준비를 하고 그래도 후일에 책망을 두려워함인지 서울로 사람을 놓아.

『부산성에는 붉은 기가 찼아오니 아마 적에게 함락된 듯하나이다.』

하는 장계를 띄우고 군사를 시켜 군량고와 병기고와 민가에 불을 놓게 하고 말을 몰아 동래성을 향하고 달아났다. 군사 삼만을 가진 거진으로 한번 싸워 보지도 못하고 달아나는 수사 박홍을 향하여 군관 오 억년(吳億年)은 무수히 욕질하고 마침내 분을 참지 못하겨 활을 당기어 박홍의 등을 쏘니. 박홍은 맞아 말에서 떨어지고 말은 놀래어 북을 향하고 달아났다.

오 억 년은 수사 박홍을 죽이고 (기실은 죽지는 아니하였다) 남은 군사를 수습하여 달려가 부산을 구하려 하였으나. 한번 흩어진 군사의 마음은 다시 수습할 길이 없어 몇 개 동지를 규합하여 빈성을 지키리고 하였다. 죽은 줄 알았던 박홍은 죽지는 아니하였다. 다만 그엉덩이에 살이 박혔을 뿐이었다.

그는 종자의 도움을 받아 천신 만고로 밀양까지 도망하였다. 차마 동래부로 들어갈 염치는 없었던 것이다.

부산진을 손에 넣은 소서행장은 선봉 모리 휘원에게 명하여 곧 좌수영을 치게 하였다. 그러나 좌수영의 일만 이천 장졸은 이미 수사 박홍의 본을 받아 다 흩어지고 오직 군관 오 억년이 죽기를 맹세하는 수백의 군졸을 거느리고 모리 휘원의 오만 대군을 대항하였으나 그것은 손으로 바닷물을 막는 것보다도 더욱 어려웠다. 그러나 오 억 년과 그 동지들은 한 아니 남고 다 죽기까지 싸웠다. 일본군이 동래성에 다다른 것은 부산진이 함락된 십사일신시였다.

이보다 먼저 동래 부사 송상현(宋象賢)은 일본군이 부산성을 친다는 경보를 듣고 곧 좌병사(左兵使) 이각(李珏). 울산 군수(蔚山郡守)이 언함(李彦譀) 양산군수(梁山郡守) 조영규(趙英珪)에게 이 문하여. 구원을 청하였다.

송상현의 계획으로 말하면. 동래성에 일본군을 막아 한 걸음도 내지에 발을 들여 놓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었다. 만일 동래부가 함락이 된다고 하면.

일본군은 밀양을 도f아서 서울로 향할 수도 있고. 경주를 돌아서 서울로 향할 수도 있으니. 동래 한 목에서 막지 못하면 그 십배의 힘을 가지고도 막아 내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