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 이광수

Chapter 148: 3

이튿날 수사 배설(裵楔) 이순신을 찾아 왔다. 그 역시 원균(元均)이 패전한 까닭을 말하였다.

순신이 정성(鼎城)에 이르러 군사를 점검할 때. 도원수가 보낸 군사는 빈활을 메었을 뿐이요. 화살도 없고 말도 없었다. 순신은 이날 일기에『 ) (가탄가탄)』이라고 썼다.

팔월 초삼일 아침에 선전관(宣傳官) 양호(梁護)가 이 순신을 삼도 통제사를 하인다는 교유서를 가지고 왔다. 그 교서는 이러하였다.

『 』

이 글을 번역하면.

「왕이 가라사대. 슬프다! 국가 의지로 믿는 것이 수군 뿐이어늘. 하늘이 아직도 재화를 부족다 하시와. 적병이 다시 날뛰어 드디어 삼도 대군이 한 싸움에 다 하였으니. 이 앞으로 바닷가 성읍을 뉘 있어 보호하며 한산도를 이미 잃었으니 적이 무엇을 꺼리리오. 위급한 일이 조석에 달렸도다.

지금에 할 일은 흩어진 군사와 배를 모으고 급히 요해처를 정하여 큰 수군영을 지음에 있을 뿐이니. 그리하면 도망한 무리도 돌아 올 곳을 알 것이요.

날뛰는 적도 혹시 막을 수도 있으리로다.

이 책임을 맡을 만한 이는 위엄과 은혜와 재간이 전부터 내외에 신망을 받는 이가 아니고 어찌 감당하리오. 그런데 경은 전번 뛰어 대장을 삼을 때에 벌써 명성이 드러났고 또 임진년 대승전에 공업이 다시 떨치어 변방군사가 장성과 같이 굳게 믿던 배라. 접때 경의 벼슬을 갈아 죄명을 쓰게 한 것은 사람의 생각이 잘못되어 그러함이로다. 그리하여 오늘의 패전의 욕을 당하니. 또 무슨 말을 하며. 또 무슨 말을 하랴.

이제 특히 거상 중에 불러 내이고 백의에서 뽑아 내어 겸 충청. 전라. 경상 등 삼도수군 통제사를 제수하노니. 경은 이 교서를 받는 즉시로 일변 있는 군사를 부르고 흩어진 이를 두루 찾아 해군을 조직하고 형승처를 점거하여 군성을 떨치게하라. 그러하면 흩어진 민심도 다시 안정될 것이요. 적도 우리에게 준비가 있음을 들으면.다시 제 마음대로 창궐하지 못할 것이니. 경아. 힘쓸지어다. 수사 이하로 다 절제하되. 만일 일에 임하여 명을 지키지 아니하는 자 있거든 다 군법으로 처단하라.

경이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잊고 진하며 퇴함에 시기를 잃지 아니함은 이미 시험한 배라. 내 어찌 감히 여러 부탁을 하리오.

아아. 육항은 두 번째 하상을 지켜 잘 제치의 도를 다하였고. 왕손은 죄적에서 나와 능히 소탕의 공을 이루었으니. 더욱 충의의 마음을 굳건히 하여 나라를 건지려는 내 소망을 맞추게 할지어다. 이런 전차로 이에 교시하노라. 마땅히 알아 할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