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 이광수

Chapter 145: 3

양원이 하명병이 북문으로 다 나간 뒤에 전라병사 이복남도 따라 나가려 하였다. 김경록는 칼을 들어 복남의 탄 말의 목을 베고.

『오랑케놈들은 다 달아났거든 조선의 국록을 먹는 병사가 어디를 간단 말이요? 이 성에서 싸워 죽읍시다.』하였다.

광양 현감 이 춘원(李春元)도 복남의 뒤를 따라 도망하려다가 경로가 복남의 탄 말을 베는 것을 복고 피하지 못할 줄을 알고 부하의 군사를 독려하며 싸우기로 결심하였다.

김 경로는 북문을 닫아 걸고 병사를 앞세우고 싸우기를 재촉하였다. 병사는 경로가 무서워 조선 군사들에게 싸우기를 명하였다. 군사들은 소원을 이룬 듯이 소리를 지르고 남문을 향하여 돌격하였다.

이때에는 벌써 성중에 불이 일어 연기와 불기둥이 사방으로서 올랐다.

조방장 김 경로(金敬老)는 칼을 두르며 군사를 독려하여 싸웠으나 불과 수천의 군사로 도저히 사오만의 적병을 저항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침내 전군이 전멸을 당하고 경로와 병사 이복남(李福男)과 광양 현감 이 춘원(李春元)은 다 용감하게 싸워 죽었다. 이날 싸움에 조선군사로서 살아 남은 것은 오직 김효의 (金孝義)라는 모양으로 가만히 자빠져 있다가 적군이 없는 틈을 타서 일어나 전주로 달아나 이날 싸움의 결과를 자세히 말하였다. 북문으로 빠져 달아난 명장 양원(양원)은 겨우 가정 수인을 데리고 전주로 도망하여서 말하기를. 일본군과 격전하여 군사를 다 잃고 왔노라고 싸움한 수고를 자랑하였으나 김효의가 살아 왔기 때문에 양원의 거짓말이 탄로가 되었다. 사일인즉. 양원이 삼천 병마를 거느리고 북문을 나서자 일본군을 미리 이러할 줄을 알고 북병하고 있다가 명병을 엄습하였다. 명병은 일본군의 긴 칼에 겁을 내어 칼을 피하느라고 두 손으로 머리를 가리우고 고개를 숙이면 일본군의 칼은 바로 그 내어민 목에 떨어져서 마치 파리머리를 자르는 것 같았다. 이 모양으로 명정 삼천은 한번 싸워 자르는 것 같았다. 이 모양으로 명병 삼천은 한번 싸워 보지도 못하고 다 죽었다. 어떤 군사는 몸에 지녔던 보물(민가에서 약탈한 것)을 내어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일본 군사에게 받들어 드리고 「살려 줍소사」고 빌었다. 총병 양 원도 말에서 내려 찼던 칼과 부절(符節)과 몸에 지녔던 은. 금을 넣은 전대를 끌어 두 손으로 받들고.

『나는 양 총병. 나는 양 총병..........』

하고 살려 주기를 빌었다. 일본 군사 중에 장수 되는 사람 하나가.

그놈은 대장이니 살려 보내어라 『 . 살려 보내어서 일본군사가 어떻게 무서운지 명나라에 알리게 하여라.』

하고 발길로 등덜미를 차서 쫓아 버렸다.

이렇게 간신히 목숨을 보전해 가지고 달아난 양원은 전주성에 들어 서면서 진우충(陳愚衷)이라는 명장을 마나서는 싸우고 왔노라고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그러나 김효의의 공술도 있고. 또 양원의 부하 중에 살아 남은 군사 몇 사람도 양원이 어떻게 비겁하게 칼과 부절을 일본 장수에게 바치고 살려 주기를 빈 것을 발설하여 양원은 북경(北京)에서 사형을 당하고 그 모가지는 조선으로 돌려 보내어 각지에 돌리게 하였다. 양원이 조선 백성에게 명나라의 위신을 잃게 하였다는 까닭으로였다.

남원이 함락되매 일본 군사는 무인 지경같이 동복(同福). 광주(光州).

나주(羅州). 능주(綾州). 영암(靈岩). 해남(海南). 광양(光陽). 순천(順川).

보성(寶城). 장흥(長興)은 물론이요. 익산(益山). 김제(金提). 김구(金溝).

고부(古阜). 정읍(井邑)까지도 수일간에 점령해 버리고. 전라도에서 남은 것은 여수(濾水). 흥양(興陽). 완도(莞島). 진도(珍島). 무안(務安). 장성(長城).

무장(茂長).고창(高敞) 등 몇 고을 뿐이나. 이것도 다른 일만 아니 생겼다 하면 며칠 안에다 점령도되었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