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 이광수

Chapter 127: 28

『너는 또 이번 금부 관원이 교지를 받들고 너를 잡으러 내려갔을 때에 거만하게 관원을 욕하고 또 부하군을 군졸을 출동하여 관원에게 폭행을 시키려 하였다. 하니. 네 죄를 알겠지?』

하는 것이 둘째 질문이었다.

『그런 일은 없소.』

하고 순신은 간단히 부인하였다.

『금부 관원이 당하고 와서 보한 말인데 없대?』

하고 근수의 말은 거칠었다. 그러나 순신은 이런 말 같지 아니한 말에 변명하려고도 아니하고 입을 다물었다.

첫날 국문은 이러한 대체 말로 그치고 말았다. 윤근수도 순신이 죄 없음을 속으로는 안 까닭이었다.

조정에서는 첫날의 국문이 철저치 못함을 공박하는 의론이 높았다. 순신과 같이 임금을 속이고 적에 매수를 당하며 조국을 파는 악인은 마땅히 정강이가 부러지도록 악형을 하여야 실토를 하리라고들 떠들었다.

윤근수는 자기가 원치 핞은 일을 맡게 된 것을 한하였다. 그러나 내약한 그는 여론에 밀려 가지 아니할 수 없었다. 만일 조금이라도 공평한 체하는 태도를 취하여 순신에게 유리하게 하였다가는 자기마저 순신과 함께 몰릴는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윤근수는 첫날 국문에서 이순신의 위인을 간파하였다. 그의 당당한 태도.

자기를 위하여 변명하지 아니하는 태도는 윤근수뿐 아니라 모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를 두려워하는 생각을 발하게 하였다.

이튿날은 모든 악형하는 기구를 준비하고 순신의 제이회 국문이 개시되었다.

단근질 하기 위하여는 숯불 피운 화로와 인두가 준비되고 여러 가지 오하와 곤장과 주리 틀 제구와 갖은 형틀이 준비되고 좌우에는 금부나장. 나졸 중에도 감판 사납고 악형으로 이름난 사람들을 들여 세웠다.

이날은 임진년에 원균이가 순신에게 청병할 때에 곧 듣지 아니하고 천연한 죄로부터 국문을 개시하였다.

『원균이가 네게 청병할 때에 너는 어찌해서 곧 응하지를 아니하였어?』

하는 질문에 순신은.

『조정에서 아직 명이 아니 계셔서 그리하였소.』

하고 자기가 천연한 것이 조됨을 자백하였다.

『당포. 당항포. 한산도 여러 싸움에 원균이 매양 수공이어든 어찌해 다 네 공인 것같이 위에 아뢰어 군부를 속였어?』

하는데 대해서는 순신은 일절 대답이 없었다.

『대답할 말이 없지?』

해도 순신은 대답이 없었다. 이것은 순신이 제 죄를 자백한 것을 기록되었다.

한산도에서 궁궐 같은 집을 짓고 주색에 침윤하였다는 죄상에 관하여소도 순신은 대답이 없었다. 다음에 본 문제에 들어 가.

『어찌해 적장 청정이가 온다는 시일을 알고도. 또 잡으라는 조명을 받고도 나아가지를 않았어? 청정에게서 뇌물을 받고 놓아 버린 것이라지?』

하는데 대하서는 순신은 다른 때와 달라 자세하게 그때 사정을 설명하였다.

첫째는 적의 간자의 말을 믿을 수 없는 것. 둘째는 부산. 울산. 김해에 적의 근거가 있으니 가벼이 망망 대해에 전군을 끌고 나갔다가는 복배 수적할 근심이 있는 것 셋째 그럴듯한 말로. 이편을 유인할 때에는 반드시 무슨 괴계가 있던 것. 넷째 섣불리 적의 괴계에 빠져 전함대를 몰고 나갔다는 그 빈 틈을 타서 적의 함대가 경상. 전라의 바다를 지나 경강을 엄습할 것 다섯째. 적의 병선과 병기와 군사는 수효로 보아 이편의 삼사배가 넘으니 넓은 바다에서 싸워서는 승산이 없고 오직 지리와 조류를 이용하여서만 막아 낼수 있는 것. 일언이폐지하면 지금 우리 형편으로 보면 나아가 큰 바다에서 적과 싸우는 것은 불리하고 가만히 경상. 전라의 바다를 지키는 것이 상책이란 것을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