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 이광수

Chapter 124: 25

왕은 원익의 말을 들으매 순신의 충성을 믿으나 좌우가 하고 순신의 죄상을 적발하므로 사성(司城) 남 이신(南以信)을 한산도로 암행시켜 당시 사정을 엄탐해 오기를 명하였다.

왕이 특별히 사성 벼슬하는 사람을 택한 까닭은 아무쪼록 정치에 관계 없는 사람을 택하려 함이었다. (사성이란 대학 교수와 같은 벼슬이다).

남이신은 서울을 떠나기 전에 몇몇 요인의 부름을 받았다. 남이신은 한산을 잠깐 들러 병사 김응서(金應壻)와 대구의 도원수 영문에 들러 서울로 달아 왔다.

그의 회보는 이러하였다. 가등청정(加藤淸正)은 배 한척을 타고 조선으로 오다가 해중에서 바람을 만나 조그마한 섬에 칠일 동안이나 걸려 있었다. 소서행장(小西行長)은 곧 요시라(要時羅)를 이 순신의 진중에 보내어 그 뜻을 말하고 곧 전선을 보내어 가등청정을 사로잡기를 재촉하였으나 이 순신은 가등청정을 두려워하여 나아가 싸우지 못한 것이었다.

남 이신의 보고도 그가 정치 관계자가 아니요. 공정한 학자라는 점에서 더구나 믿을 만한 것이라고 주장되었다. 이에 조정에서는 이 순신을 「 」(큰 소리를 하여 임금을 속인다)」한다는 죄로 금부에 명하여 잡아 올리라 하였다. 원균(元均)은 더욱 이 기회를 이용하여 순신을 모함하였다. 그는 애초에 전라 좌수사로서 아무리 적병이 경상도 연해를 유린하여도. 당시 경상 우수사인 원균 자기가 아무리 구원을 청하여도 듣지 아니하여 마침내 자기는 고군 분투를 청하여도 듣지 아니하여 마침내 자기는 고군 분투하다가 패하였고. 그 후에 이 영남(李英男)을 순신에게 보내어 수십차 청한 결과로 겨우 출동한 짓이요. 당포.

다항포. 한산도 등 여러 번 싸움에도 순신은 매양 회피하는 것을 자기가 재촉하여 부득이 웅전하였고. 싸울 때에도 매양 자기가 앞장을 섰으며. 그러므로 공은 원균에게 있건마는 순신은 모두 저 하나의 공인 것처럼 장계한 것이라는 것이다.

원균의 이 말은 일반 여론에 큰 충동을 주었다. 그것은 여태껏 이 순신에게 속은 것이요. 정말 공훈은 원균이라 함이 판명된 까닭이었다. 「임금을 속인다」는 것 중에 큰 이유는 이것이었다.

이제 이 순신을 잡아 올리는데 대하여 큰 걱정이 생겼다. 그것은 이 순신이 만일 그렇게 흉악한 놈이라 하면 호랑이 떼 같은 일본 총으로 못 당해 내는 이 순신이 잡혀 올 것이냐가 문제된 까닭이었다. 만일 힘으로 이 순신을 잡는다 하면 조선의 힘은커녕 명 나라에 청병을 하여서라도 잡을 수 없을 것이라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겉으로 하는 말이요. 순신을 잡으려는 대관들은 순신을 잡아 오는 것은 가장 쉬운 일인 줄을 잘 알았다. 그것은 순신은 충신이요. 다른 뜻이 없음을 안 까닭이었다. 왕명이라 하면 그는 두 말 없이 잡혀 올 것을 믿은 까닭이었다.

금부 도사가 십여 명 나졸을 데리고 순신을 잡아 올리라는 명을 받들고 한산도에 온 것이 정월 이십 오일이었다. 통제사를 잡으러 왔다는 말을 듣고 장졸들과 백성들은 물 끓듯하였다.

순신은 제승당 뜰 아래서 엎디어 금부 도사가 가지고온 잡으라는 명령을 받고 즉석에서 금부 나졸의 손에 항쇄와 수갑을 채움이 되었다.

『통제 대감이 잡혀 가시면 우리는 다 죽는다.』하고 백성들은 제승당 앞에 모야 울고 떠들었다. 『조정에 간신 놈들이 우리 대감을 시기하여 죽는다.』하고 금부 도사가 앉았는 제승당 앞에 등장을 들었다.『경관 놈들은 죽여라!』하는 폭언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