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 시작되매 풍신수길이 누른 장막을 열고 지팡이를 잡고 청의동자 둘을 뒤에 세우고 식장에 나왔다. 그는 무릎이 습으로 아프다 하여 지팡이를 짚은 것이었다. 수길이 나오며 시위가 무슨 호령을 하니 모인 사람들이 다 송구하여 엎드렸다 이 소리에 책봉. 부사 심유경도 엎드리고 정사 양방형도 엎드려 버렸다. 그들은 자기네를 어찌하지나 않는가 하고 겁을 집어 먹은 것이다. 풍신수길은 명나라 사신이란 것이 이처럼 자기 앞에 굴복하는 것을 보고 픽 웃고.
『이리 오르라 하여리!』
하고. 마치 아랫 나라 사신이나 불러올리는 것처럼 명령을 하였다.
소서행장(小西行長)은 황망하게 풍신수길의 곁으로 가서.
『천소(天朝)에서 온 사신은 우대해야 하오.』
하고 아뢰었다.
이에 심유경은 일어나 풍신수길의 앞에 이르러 명 나라 황제가 하사하는 금인과 왕으로 봉하는 관복을 드리고 또 수길의 신하 되는 사람 오십여 명의 관복을 드리고 또 수길의 신하 되는 사람 오십여 명의 관복을 드리고 또 수길의 신하 되는 사람 오십여 명 관복을 드렸다.
애초에 명나라에서는 신하의 관복은 삼십 벌 밖에 장만하지 아니하엿다가. 그 뒤 일본에 와 본즉 아무리 하여도 오십 벌은 되어야 하겠으므로 급자스럽게 여관에서 만들고. 그리고도 부족하여 양방형과 심유경의 입던 옷까지 벗어서 보충한 것이었다.
금인과 관복을 드리고 나서는 양 방형이 책봉문을 낭독하였다.
명 나라 황제의 책봉문을 읽는다 하여 풍신수길더러 엎디기를 청하였으나 수길은.
『나는 습으로 무릎이 아파서 꿇지는 못한다.』
하고. 다만 허리만 굽히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굴복하였다. 수길은 책봉문이 낭독되는 중에도 가끔 고개를 들어 명나라 사신도 바라보고 다른 데도 바라보고, 더구나 양방형의 떨리는 목소리와 전에 들어 보지 못하던 명나라 발음이 우스워서 킥킥 웃기도 하였다. 물론 무슨 소리를 읽는지 그는 한마디도 알아 들을 리가 없었다. 그 글은 이러하였다 -.
『( )』
( )
이 책봉서는 김에 쌌는데 청 . 황 . 적.백.흑. 오색 무늬가 있는 바탕에 구름과 학의 모양을 짜내인 것으로. 길이다 십 팔척 칠촌. 넓이가 일척 사푼이요. 연월일 밑에는 사방 네 치 서 푼 되는 「 」라는 인을. 또 그 다음에는 부(符)가 찍혔다. 이튿날 풍신수길은 명나라에서 내린 일본 왕의 장복을 입고 익선관을 쓰고 그 부하 제장들도 각각 품계를 따라서 명나라에서 내린 관복을 입고.
책봉사 일행을 주빈으로 하여 대연을 배설하였다. 음식상도 명나라 예법을 따라 고가 삼척이요. 방이 오척이요. 소고기. 닭고기. 생선을 담고. 금. 은으로 아로새기고 꽃무늬를 놓고 「사루 라꾸( )」나는 음악을 하고 - 이날 밤에 풍신수길은 태장로(兌長老). 삼장로(三長老). 철장로(哲長老) 등을 불러서 명나라 황제가 보낸 책봉문을 새겨 들이라 하였다.
「너로 일본 왕을 봉하노니」하는 구절에 이르러 수길은.
『미친놈. 제가 나를 봉하는 건 다 무에야?』
하고 픽 웃었다.